활동후기

사단법인 프렌드림에서 참가한 프로그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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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후기


크뇸 추무어 이연지

이연지
2023-12-10
조회수 444

[23.11.27 캄보디아 도착, 11.28~12.01 4일 봉사, 12.02 자유일정] 일기 및 참고사항


2023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스스로를 되돌아 보니, 개인적인 일들로 인해 심적으로 지쳐있는 나를 발견했다. 당시 나는 어떤 것이든 나를 일으켜 세울 동기가 필요했고, 동기가 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으로 든 생각이 ‘나의 행동에 값을 매길 수 없는 것을 하자’였다. 중고등학생 때 다양한 봉사를 적지 않게 해왔던 나는 고등학생 때 정기적으로 했던 요양원 종이접기 봉사를 떠올렸다. 어르신들께서 “매일매일 왔으면 좋겠다 이쁜이들!”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을 때, 보람차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생각했었다. 그때의 감정이라면 지금의 지친 나를 움직이게 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봉사하기로 마음 먹은 김에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특별한 경험을 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많은 검색 끝에 프렌드림이라는 곳에 닿게 되었다. 특별한 조건 없이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신청해서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게 나의 상황과 잘 맞기도 했고, 활동후기에서 접하게 된 많은 글들에 매료되어 프렌드림을 통해 봉사를 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감사하게도 함께가요 게시판을 통해 재연님, 지슬님과 연락이 닿아 함께 캄보디아로 봉사활동을 떠나게 되었다. 우리는 리코더를 가르쳐보기로 했고, 리코더 외에도 색종이 접기, 색칠공부 등을 준비해갔다.



[11.27 봉사 D-1]

캄보디아에 도착하자, 프렌드림 종이를 들고 있는 분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미아씨가 운전하는 차에 타 캄보프렌드 호텔에 도착했고, 우리는 짐을 잠깐 정리해둔 후 펍스트리트로 향했다. 한식당에 도착해 삼겹살정식과 김치전, 앙코르생맥주를 시켜 캄보디아에서의 첫 끼를 해결했다. 우리의 일정 중 일부가 캄보디아의 물축제 기간과 겹친 덕에 굉장히 붐비는 펍스트리트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다.


[11.28 봉사D+1 - 리코더 / 야외놀이 / 색칠공부]

봉사 가기 전, 오전 시간에 지슬님의 유심을 사기 위해 우리 세 명은 툭툭을 타고 펍스트리트로 향했다. 펍스트리트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주점이 많고, 식당도 많다. 펍스트리트 자체가 굉장한 번화가이기에 웬만한 것들은 여기에서 해결을 할 수 있었다. 지슬님의 유심 구매 후, 우리는 물 축제가 진행되는 길을 통해 스타벅스로 향했다. 스타벅스는 컵에다 손님의 이름을 적어주기때문에 크메르어로 된 내 이름을 처음으로 볼 수 있던 순간이었다 ㅋㅋ


  • 첫 날에는 리코더 운지와 7음계를 가르쳤다. 내가 우려했던 대로 아이들은 리코더를 버거워했다. 처음보는 악기라 흥미를 가지긴 했으나 소리가 예쁘게 나지 않아 아이들은 이내 흥미를 잃어갔다. 또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들의 연령대가 매우 다양(5세~14세)하여 어린 아이들은 리코더를 잡는 것 조차 힘들어했다.
  • 리코더 수업 후 쉬는 시간에 통역을 담당하시는 시타선생님께서 아이들이 게임을 하고 싶어 한다고 말씀해주셨고, 덕분에 아이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된 우리는 아이들이 원하는 야외게임을 하기로 했다.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게임은 아이들이 잘 알고 있고, 가장 좋아하는 놀이였다. 리코더 수업을 할 때 좁혀지지 않던 거리가 게임을 하면서 확 좁혀졌다. 아이들은 즐겁게 웃기 시작했고, 나는 ‘교육봉사라는 게 교육도 중요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가장 중요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후에는 땅따먹기를 가르쳐주었고, 고맙게도 아이들이 흥미를 가져주었다. 덕분에 땅따먹기는 다음날에도 계속되었다 ㅋㅋ
  • 마지막 시간은 색칠공부였다. 준비해 온 컬러링 도안에 아이들이 원하는 색으로 채워 나갔다. 이때 아이들이 완성한 작품의 빈 곳에 내가 따로 그림을 그려주니 무척 좋아해주었다. (혹시 색칠공부 준비하시는 분들 계시면 이 점 참고해서 직접 그림 채워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11.29 봉사D+2 - 색칠공부 / 야외놀이 / 한국어•영어공부]

아이들이 어려워하던 리코더는 과감히 포기하고 다시 계획을 짰다. 


  • 전날 반응이 좋았던 색칠공부부터 시작했다. 색칠공부가 생각보다 빠르게 끝나서, 4개까지 완성한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조금 큰 아이들은 색칠공부를 지루해 하기도 했다. 연령대가 매우 다양해서 모두를 만족시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 야외놀이시간은 전 연령대가 좋아하는 시간이다. 전날과 같이 무궁화, 땅따먹기를 했다. 아이들은 놀이가 아니더라도 밖에서 우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는 듯 했다.
  • 아이들의 이름이 발음하기가 어렵고, 알아듣기 힘들어 우리는 한국어로 아이들의 이름을 나타내기로 했다. (A4용지 넉넉하게 필요 최소 인당 2장)


첫째, 아이들의 이름을 최대한 자세히 듣고 영어로 스펠링을 적는다. 

둘째, 영어 스펠을 바탕으로 한글 발음을 적는다.

셋째, 기본적인 인삿말을 가르친다.

쭘립수어 크뇸 추무어 스레이리압 - 안녕하세요 저는 스레이리압입니다. - Hello I am 스레이리압.

크메르어(시타선생님 도움) - 만나서 반갑습니다. - Nice to meet you.

썸또 -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 Sorry, I’m sorry.

넷째, 아이들에게 발음을 잘 가르쳐준 후, 한 명씩 발표시킨다.

이 마지막 시간 덕분에 아이들 이름도 잘 익힐 수 있기도 했고, 아이들도 매우 열심히 임해준 덕분에 리코더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11.30 봉사D+3 - 이름카드만들기 / 색종이접기 / 바람개비 공장 가동]

아이들과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을지 고민하던 우리는 가져온 색종이를 활용하기로 했다. 조식을 먹고 다같이 모여 각자 개구리, 네잎클로버, 하트, 학(내가 접다가 포기), 물고기, 펭귄, 강아지, 손목시계 등을 접어 보았다. 그 중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을 것 같은 손목시계 그리고 강아지, 물고기 등을 접기로 결정했다. 


  • 우선, 전날 했던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기 위한 한국어 교육의 연장선으로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이름 카드를 만들어 책상에 두기로 결정했다. A4용지를 세로로 삼등분 하여 한 칸에는 크메르어 이름을, 밑에는 영어 발음을 적어두고 나머지 한 칸에 한국어 발음을 적어주었다. 삼각형으로 고정시키기 위해 테이프를 붙여 책상에 세워두면 끝이다.
  • 손목시계 접기를 설명하기엔 언어적 한계와 모두의 진도가 달라 가르치기 힘들 것 같아 모든 과정을 단계별로 하나씩 미리 접어둔 후, 화이트 보드에 순서대로 부착해두었다. 교실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이 막히는 부분을 알려주거나 대신 접어주었고, 시계 부분에 시계를 그리기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대신해 그려주기도 했다. 아이들은 우리가 그려주는 시계를 더 좋아하는 듯 했다.
  • 아이들이 하나씩만 접고 질려할 줄 알았던 내 예상과 달리 아이들은 손목시계를 세 개, 네 개까지도 접고 있었다. 색종이 1000장짜리를 가져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혹시 색종이 챙겨가실 분들은 넉넉하게 1000장 정도는 챙겨가셔야 할 것 같아요. 캄보디아에서는 색종이를 보기가 힘들기 때문인지, 아이들는 접을 만큼의 색종이 그 이상으로 색종이를 받길 원합니다. 색종이 대용량 싸게 파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아요~)
  • 반응이 뜨거웠던 손목시계 다음으로는 강아지, 물고기, 펭귄 등을 접었다. 한국에서 준비해 간 A4 크기의 색상지에 강아지 몇 마리를 접어 붙인 후, Dog Family라고 적어 둔 견본을 화이트보드에 부착해두었다. 예시가 있으면 전체적으로 아이들이 수업을 따라오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 듯 했다. 저마다 접고 싶은 것을 접고 표정까지 그린 후 색상지에 붙여두니 꽤나 퀄리티 있어보였다 ㅋㅋ
  • 마지막엔 바람개비 만드는 법을 아이들에게 알려줄까 했으나, 재료에 압정이 들어가 위험할 것이란 판단에 우리가 직접 만들어주기로 했다. 하나씩만 만들어주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으나 아이들은 본인이 원하는 색의 색종이와 수수깡으로 조합한 바람개비를 원하다보니 거의 바람개비 맞춤제작 공장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ㅋㅋ 힘들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봉사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아이들이 바람개비를 들고 집에 가는 모습을 봤다. 우리가 탄 차를 마주치면 아이들은 늘 웃는 모습으로 손을 흔들어주는데, 이 날은 예쁜 색의 바람개비까지 있으니 더 보기 좋았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다. 



[12.01 봉사D+4 - 단어카드 빙고 / 야외놀이 및 사진남기기]

색종이를 활용한 수업도 이미 했고, 컬러링도 이미 했고, 야외놀이만 하기에는 시간이 남고 뭘 할까 생각하던 우리는 미숙한 그림 실력을 이용한 단어카드 빙고를 하기로 결정했다. 조식을 먹은 후 다같이 모여 집, 학교, 바나나, 모자, 망고, 바지, 셔츠 등 모든 아이들이 알 만한 단어들을 A4 용지에 그리고, 영어로 House 한글로 집 이라고 적었다. 그리고 지난 번에 이용하고 남은 색상지를 8등분하여 단어카드에 있는 영어단어를 다 적어두었다. 또 A4 용지에다 매직으로 4x4 빙고판을 그려 준비했다. 약 50장 정도 준비했는데, 빙고게임을 두 번 하게 되어 교실에서 허겁지겁 더 그려야 했다. 넉넉하게 100장은 필요할 듯 하다. 


전 날 펍스트리트에서 저녁을 먹은 후 거리를 돌아다니며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을 만한 공을 찾아다녔다. 원래 축구공 하나에 15달러라는데, 두 개에 22달러에 해준다기에 고민하다가 그냥 기분 좋게 축구공 두 개를 사왔다. 재연님이 팁 1달러 드린 것도 기억 나네요 ㅋㅋㅋ


  • 그려둔 A4용지 단어카드를 화이트보드에 모두 붙인다. 영어단어로 House를 먼저 읽어주고, 한국어로는 집이라고 한다며 발음을 알려주었다. 이때 감사하게도 시타선생님께서 크메르어로 한국어 발음을 적어주신 덕에 수업이 수월해졌다!
  • 영어단어, 한국어단어를 익힌 후, 영어단어로 빙고판을 채우게 했다. 돌아다니며 겹치는 단어는 지워주고, 단어를 잘 못 읽는 아이들에겐 발음을 해주며 직접 적어주었다.
  • 빙고판이 다 완성이 되었다면, 색상지로 만든 영어단어카드에서 하나를 뽑아 한국어단어를 읽어준다. ex) House를 뽑음 -> 집 이라고 읽음 -> 아이들이 집이 어떤 단어인지 찾게 함 -> 아이들이 집이 House라는 것을 찾음 -> House가 빙고 단어라고 다시 한 번 더 알려줌
  • 이런 식으로 빙고게임을 통해 단어공부도 할 수 있게 했다. 한 줄 빙고가 완성이 된 아이들에겐 준비해둔 간식을 나누어준다. 오레오오즈 12개입짜리를 준비했는데, 굉장히 반응이 뜨거웠다. 역시 아이들은 간식이 걸리면 매우 열정적으로 하는 것 같다 ㅋㅋ
  • 빙고 한 판이 끝났는데도 아이들이 한 번 더 하기를 원해서 한 판 더 했다. 방식은 똑같았고, 준비한 오레오오즈가 떨어진 탓에 젤리로 대체했다. 젤리로 바뀌어도 아이들은 변함없이 좋아한다 ㅋㅋ
  • 두 번의 빙고게임 후에, 축구공을 꺼내 아이들에게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나는 마지막을 기억하기 위해 아이들의 사진을 찍고 다녔는데, 아이들이 사진 찍는 걸 굉장히 좋아했다. 봉사자와 함께 찍는 것도, 본인들의 모습만 담기는 것도 좋아한다. 아이들도 마지막인 걸 알아서인지 우리와 함께 사진을 찍고자 했고, 우리 곁을 맴돌며 시간을 보냈다. 


한국 그리고 블랙핑크 특히 리사를 좋아하던 사카나, 개구쟁이 라타나, 한국어 수업을 들을 때 열정적이던 리우이, 5살 애기 븨엥홋, 븨엥홋 형 9살 쏭하, 븨엥홋 옆에서 많이 도와주던 스레이리압, 늘 열심히 수업 들어주고 친구들 많이 도와주던 너무너무 예뻤던 리이따, 수줍은 웃음이 예뻤던 스레이뻬잇, 검정색을 유난히 좋아하고 나를 많이 좋아해줬던 리사, 시도때도 없이 티챠~ 티챠~ 하면서 재미있는 표정을 지으며 웃음을 줬던 쏙안, 웃는 모습이 예뻤던 킴린, 스레이링, 스레이랑, 첫 날에 우리 이름을 크메르어로 적어주었던 취향 확고한 흔뜨라이니 그리고 애석하게도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 많은 아이들 덕분에 가슴이 따듯해지는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다. 다른 아이들 이름은 다음 봉사에서 최대한 외워오겠다는 다짐을 한다. 


누군가 2023년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주저없이 캄보디아 해외봉사라고 대답할 수 있다. 재연님 지슬님과 함께 일주일 동안 많은 추억을 쌓은 것, 쿨렌 트마이 학교의 예쁜 아이들, 시타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개구진 아이들의 모습을 내 눈으로 담고온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캄보디아에서의 일주일은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고, 보람과 기쁨이라는 감정을 느끼며 나에게 생기를 불어 넣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다음에 또 봉사 가야지 ㅋㅋㅋ 재연님 지슬님 저희 또 같이 봉사 가요 저 끈질깁니다!!


캄보디아에서 만난 모든 인연 재연님 지슬님, 언어천재 베스트드라이버 미아님, 시타 선생님, 김상수 대표님, 임서한 실장님 모두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또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투머치토커의 활동후기 끝 ㅎㅎ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만한 정보**

저희는 세 명이서 각자 준비물 분담해서 가져갔습니다!


[준비해 간 물품들]

색종이 1000매x1, 100매x2

색상지A4 100매x2

수수깡 한 박스(300개입)

색연필x4, 싸인펜x2

압정

컬러링 도안 5가지 각 50매 정도?

기타 약품


[현지에서 구입한 물품들]
오레오오즈, 각종 젤리•사탕

축구공 2개


[호텔에 구비되어 있던 물품들 대략]
색연필, 싸인펜 (충분한 수량입니다. 아이들이 색연필보다 싸인펜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A4용지 (저희는 구비되어 있던 A4용지 사용했어요. 충분한 양이 남아있진 않아요.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마음 편히 가시려면 준비해서 가시는 거 추천드립니다. 생각보다 A4용지 쓸 일이 정말 많나요)

풀 (충분합니다, 가위가 적어요. 혹시 가위를 활용하는 교육을 준비하신다면 가위를 넉넉히 준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테이프도 가위와 마찬가지예요!)

보드마카 (충분한 수량이지만 잉크가 걱정되신다면 준비해서 가시는 게 마음 편할 것 같습니다)

매직


[기타 정보]

6박 8일 일정에 샤워기 필터, 세면대 필터 각 2개씩 챙겨갔었는데, 정말 빨리 색이 변하니 예민하신 분들은 넉넉히 챙겨가세요.

근처 세븐일레븐에 컵라면, 로션, 선크림, 폼클렌징, 일회용 수건 등등 웬만한 건 다 있으니 준비물 깜빡하고 안 챙기셨더라도 크게 문제될 건 없으니 안심하고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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